월세 중도 퇴거, 복비는 누가 내야 할까

계약 안전 · 약 6분 읽기 · 작성 2026-08-16 · 업데이트 2026-08-16

이직이나 결혼, 학교 문제로 계약 기간을 다 채우지 못하고 나가야 할 때가 있습니다. 이때 집주인에게서 거의 예외 없이 듣는 말이 있습니다. "복비는 나가는 사람이 내는 거예요." 관행처럼 굳어져 있어서 그런가 보다 하고 내는 분이 많은데, 법에 그렇게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닙니다.

법이 정한 원칙

중개보수는 중개를 의뢰한 거래당사자가 냅니다. 새로 맺어지는 임대차계약의 당사자는 집주인과 새로 들어올 세입자이지, 나가는 세입자가 아닙니다. 법제처의 생활법령 안내도 "이사를 나가려는 임차인은 중개의뢰인이 아니어서 중개보수를 내지 않아도 된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그러니 출발점은 분명합니다. 새 세입자를 구하는 중개보수는 원칙적으로 임대인이 부담합니다.

그런데 왜 현실은 다를까

원칙과 별개로, 계약 기간을 채우지 않고 나가는 것은 임차인이 약속을 먼저 깨는 일입니다. 집주인이 동의해주지 않으면 계약은 그대로 살아 있고, 남은 기간의 월세를 계속 내야 하는 쪽은 세입자입니다. 짐을 빼고 다른 집에 살면서 두 집 월세를 내는 상황이 되는 겁니다.

그래서 실제로 벌어지는 일은 "복비를 낼 의무가 있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합의해지의 조건을 정하는 협상입니다. 집주인은 조기에 계약을 풀어주는 대신 중개보수를 요구하고, 세입자는 남은 기간 월세를 무는 것보다 그편이 싸기 때문에 받아들입니다. 복비 한 번이 월세 몇 달치보다 적다면 합리적인 선택입니다.

중요한 건 이것이 법적 의무가 아니라 거래라는 점을 알고 협상하는 것입니다. 잔여 기간이 한두 달밖에 남지 않았다면 굳이 전액을 부담할 이유가 없고, 절반씩 나누는 선에서 합의하는 경우도 흔합니다.

복비를 낼 이유가 없는 경우

다음 두 경우는 성격이 다릅니다. 임차인이 법에 따라 정당하게 계약을 끝내는 것이라 계약 위반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묵시적 갱신이 된 뒤가 첫 번째입니다. 계약 만료 전에 양쪽 다 아무 말이 없어 계약이 자동 연장된 상태라면, 임차인은 언제든지 해지를 통지할 수 있습니다. 통지가 집주인에게 도달한 날부터 3개월이 지나면 해지 효력이 생깁니다. 이 3개월만 지키면 정당한 해지이므로, 새 세입자를 구하는 비용을 세입자가 떠안을 근거가 없습니다.

계약갱신요구권을 써서 갱신한 뒤도 마찬가지입니다. 갱신된 계약 기간 중에 임차인은 같은 방식으로 해지를 통지할 수 있고, 역시 3개월 뒤 효력이 발생합니다. 2년을 다 채워야 한다고 오해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렇지 않습니다.

이 두 경우에 복비를 요구받았다면, 근거를 물어보고 정중하지만 분명하게 거절하실 수 있습니다.

계약서에 특약이 있다면

"계약 기간 중 임차인의 사정으로 해지할 경우 중개보수는 임차인이 부담한다" 같은 특약이 들어 있는 계약서가 적지 않습니다. 이런 특약은 원칙적으로 효력이 있습니다. 서명했다면 지켜야 합니다.

다만 어떤 특약이든 무조건 그대로 관철되는 것은 아닙니다. 실제 발생한 비용과 상관없이 과도한 정액을 물리거나, 임차인에게 일방적으로 불리한 내용이라면 다툴 여지가 있습니다. 문구가 애매해 해석이 갈리는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반대로 말하면, 계약할 때 이 한 줄을 확인하고 조정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예방입니다.

분쟁을 줄이는 실무 순서

통지는 반드시 기록으로 남기세요. 전화로만 이야기하면 나중에 "들은 적 없다"는 말이 나옵니다. 문자나 카카오톡으로 나가려는 날짜를 명확히 적어 보내고, 그 화면을 보관하세요. 묵시적 갱신 상태라면 통지한 날짜가 3개월을 세는 기준점이 되므로 특히 중요합니다.

조건은 글로 합의하세요. 복비를 나눠 내기로 했다면 금액과 부담 비율, 보증금 반환일을 문자로 정리해 서로 확인해 두면 뒤탈이 없습니다.

보증금에서 임의로 빼는 것은 별개 문제입니다. 합의하지 않은 금액을 집주인이 보증금에서 공제하고 돌려주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다툴 수 있는 사안입니다. 보증금을 제때 돌려받지 못하는 상황이라면 임차권등기명령 절차를 먼저 확인하세요.

이야기가 풀리지 않으면 대한법률구조공단의 주택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소송보다 빠르고 비용 부담이 적습니다.

확인 기준일: 2026-08-16. 본 글은 일반적인 참고용 정보이며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개별 사안은 계약서 문구와 구체적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니, 다툼이 있다면 전문가나 분쟁조정기관과 상담하세요. 공식 출처: 찾기쉬운 생활법령정보 — 중개보수의 부담 주택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